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DAY 1

*본 내용에 앞서 에디터는 양일 중 7/27(토) 단 하루만 페스티벌에 참여했음을 말씀드리며, 해당일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 기사를 담고 있습니다. 7/28(일)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 – 아티스트의 갑작스러운 불발과 미흡한 운영 및 대처 등 – 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부디 원만하게 사건이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맨 아이 트러스트, 조지, 시가렛 애프터 섹스 그리고 제임스 블레이크.

때는 2017년 여름, 당시 가장 애정하던 뮤지션인 오 원더(Oh wonder)가 내한 소식을 알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이하 홀랜페)’을 통해서 말이다. 홀랜페는 감각적인 섭외력으로 유명한 공연 기획사, 페이크 버진(Fake Virgin)에서 주최하는 뮤직페스티벌이다. 명성에 걸맞게 1회차인 2017년엔 The XX와 Years & Years를, 2회차인 2018년엔 시가렛 애프터 섹스를 헤드라이너로 데려왔다. 그리고 3회를 맞이한 올해, 그들은 제임스 블레이크와 앤 마리 등 역시나 거물급의 헤드라이너와 힙한 뮤지션들을 라인업으로 내세우며 항간의 기대를 불러 모았으나 애석하게도 아티스트가 갑작스레 불발되는 대형 사고와 미숙한 대응으로 인하여 현재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일단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2019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1일차에 대한 공연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렸던 1-2회와 달리 올해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를 공연장으로 삼았다. 페스티벌 5일 전 우연한 기회로 초대권을 받아 운명처럼 3년 개근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페스티벌 당일, 우천 예보가 있었지만 낮엔 비가 오지 않았고 볕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거기다 습하기까지 해서 불쾌지수는 최고조. 그래도 작년 홀랜페 때만큼 덥진 않았기에 중간중간 그늘이나 실내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차분하게 뮤지션들의 공연을 기다렸다. 홀랜페를 3년 개근하다 보면 생기는 일이 김치말이냉국수 푸드트럭부터 찾게 된다는 것. 올해 역시 김치말이냉국수 한 그릇 뚝딱해주고 시작했다.

MEN I TRUST

1차 라인업으로 제임스 블레이크, H.E.R, 다니엘 시저와 함께 이름을 올렸던 맨 아이 트러스트. 쟁쟁한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특히나 에디터의 심장을 두근대게 만든 장본인이다. 들뜬 마음으로 페스티벌 장소로 향했으나 열차 지연으로 인해 맨 아이 트러스트 공연에 늦고야 말았다. 씩씩대며 스테이지에 도착했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보컬 엠마가 라이브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비록 마지막 세 곡 정도밖에 듣지 못했지만 노여움을 사르르 녹이기에 충분했던 무대였다.

JOJI

2017 홀랜페 때 오 원더를 보고 갔다면, 2019 홀랜페는 무조건 조지였다. 최근 가장 애정하는 뮤지션 중 하나였기 때문. 홀랜페 공식 계정 TMI REPORT를 통해 조지는 공연 때 항상 웃옷 안에 하얀 탱크톱을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얀 탱크톱과 백바지 차림을 한 조지는 등장부터 에너지가 넘쳤다. 연신 ‘Korea!’를 외쳐대며 공연 도중 춤을 추거나 텀블링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잔망미를 보여주고 간 조지. 45분의 공연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공연이 끝난 뒤 한참이나 조지앓이를 했다. 물론 지금까지도.

CIGARETTES AFTER SEX

시가렛 애프터 섹스(이하 시애섹)와는 두 번째 만남이었다. 작년 홀랜페 공연 때 마주하고 당일 밤, 게릴라로 밋업을 알렸던 홍대 우드스탁에서 함께 대화도 나누었다. 작년엔 페스티벌 낮부터 술을 거나하게 먹었던 터라 취중에 공연을 본 게 내심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그래서 이번엔 꼭 맑은 정신으로 그들을 맞이하리라! 다짐한 채 공연을 기다렸다. 다시 마주한 시애섹은 여전했다. 검은 옷차림과 흑백 스크린. 여전히 몽환적이었고, 여전히 사랑을 음미하듯 가사를 내뱉었다.

JAMES BLAKE

대미를 완벽하게 장식했던 제임스 블레이크.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의 공연을 감상했다. 모두가 숨죽여 그를 보는 것 같았다. 말로 형용하기 힘든 압도적인 무언가가 조용히 마음을 짓눌렀다. 처음 제임스 블레이크를 음원으로 접했을 땐 고개를 약간 갸우뚱하기도 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꽉꽉 채운 1시간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정말 거짓말처럼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날씨마저 홀린 건가 싶었다. 그 정도로 황홀했으며 위대했던 제임스 블레이크의 무대.

글을 마치며.

올해로 3회를 맞은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매년 ‘말도 안 되는’ 라인업을 당겨와서 항상 감사했다. 1회차에 터진 운영 미흡 등의 어리숙한 문제는 선심으로 봐줄 만했다. 페스티벌 기획이란 게 어디 쉽겠는가. 그를 발판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아니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면 되니까. 그래서 항상 작게나마 응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사고를 쳐도 아주 ‘대형 사고’를 쳤으니 말이다. 아티스트의 불발, 그것도 공연 당일의 이야기이다. 2일차 오프닝 예정이었던 DJ Light 공연 취소를 시작으로 빈지노와 다니엘 시저 그리고 헤드라이너였던 앤 마리까지 줄지어 공연 취소. 주최사 측은 당시 악천후로 인해 ‘뮤지션의 요청으로’ 예정되었던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표명했으나 실상 그 ‘뮤지션’ 중 하나인 앤 마리는 본인의 오피셜 계정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외에도 27일(토) 공연 하루 전, H.E.R의 공연 취소 공지와 조지 & 아미네의 공연 시간 단축 등 갖가지 논란을 빚은 채 ‘2019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다.

 

사건 익일, 주최사 측은 사과 및 입장문 그리고 환불 안내 공지를 띄웠으나 피해를 입은 관객의 입장에선 석연치 않은 부분이 허다한 전문이었다. 보다 확실한 진상 규명과 피해 보상책에 대해 밝혔으면 좋았을걸··.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뭐든 그렇다. 잘한 일에는 칭찬이 필요한 법이고, 못한 일에는 채찍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법. 조속한 시일 내에 확실한 진상 규명과 가당한 피해 보상책을 내놓아 부디 원만하게 사건이 해결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에디터 김보라(@v_vw_w) bovigation@mediabling.co.kr

Cooperation HOLIDAY LAND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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