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BREAKFAST

아시아 투어를 마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를 만났다.

 

 

올해 초부터 미국 전역의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을 쉴 새 없이 이어간 후 싱가폴, 방콕을 비롯한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이 이번 투어의 종착지다. 물론, 의도적이었다. 아시아 일정이 있을 땐 언제나 한국을 마지막으로 계획하기로 레이블과도 이야기했다. 공연 외에도,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며 남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특히, 큰이모와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관한 기억을 나누고 새로운 추억을 쌓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한다. 어머니와 가까웠던 이들에게 나의 밴드가 한국에서 인지도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아시아 투어는 언제나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큰이모와 대부모가 서울 공연에 오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 5월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자리한 레드 록스 원형경기장(Red Rocks Amphitheatre)에서 공연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앞두고 있는 뉴욕 센트럴파크 공연도 기대가 된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음악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변화한 점이 있다면?

재패니스 브랙퍼스트 활동 이전까지 합쳐 4개가 넘는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10년 간 경험한 나의 변화와 성장이 그대로 가사에 반영됐다고 본다. 프로듀서로서, 작곡가로서, 연주가로서도 전보다 훨씬 높은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더욱 멀리 갈 수 있도록 자신을 격려하고 추진하는 면에 있어서도.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가사의 내러티브 또한 변화했음은 물론이다.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이제, ‘아트’ 외의 ‘일’ 영역 또한 소화해내고 있는데.

처음 시작했을 땐, 이런 촬영이 어렵게 느껴졌었다. 무대 위 모습과는 다르게, 사실 매우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다. 아직 배워가는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티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행운이라고 느끼기에, 비즈니스의 영역 또한 최대한 열심히, 나 자신답게 풀어내려 노력한다. 무엇이든, 창의적으로 승화시킬 여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티셔츠 등의 머천다이즈를 제작하는 일이나 앨범 커버, 뮤직비디오 작업도 간과하지 않는다. 특히, 공연의 오프닝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일이나 투어를 함께할 스태프를 정하는 건 내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기에 최대한 많은 관심을 쏟으려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에도 한국에 자주 방문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릴 적과 달리 이제는 뮤지션으로서 다양한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교류하고 있는데, 많은 기억이 얽힌 이곳에서 공연하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게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었다. 생전, 어머니는 내 커리어에 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더욱, 아티스트로서 이렇게 굳건히 서게 된 모습을 보시지 못한 게 안타깝다.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오늘처럼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하는 내 모습을 보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텐데. 한국은 나와 내 가족에게 특별한 곳이니까.

 

어머니를 기억하며 쓴 에세이를 읽어봤다.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고, 곧 책도 출간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글을 쓰는 작업과 음악 작업 과정은 어떻게 다른가?

오랫동안 음악을 해왔고, 문예창작을 공부하기도 했기에 창의적인 부분은 익숙한 편이라 할 수 있지만, 글을 쓰는 작업 자체는 내게 새롭고 때로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더 많은 글을 쓰게 되면서 그 과정이 전보다 자연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과정에 대한 이해도도 전과 비교해 높아졌다고 느낀다. 

 

 

책이 한국어로도 출간되길 바라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최근, 한국어판 출간 계획이 잡혔다. 바로 내일, 한국어 번역가와 만날 예정이다. 현재 작업 중인 초고를 완성한 후 탈고와 교열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내년쯤이면 한국의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글쓰기는 시작이 어렵다고 한다. 계기 혹은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2017년 12월,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약 6주간 홍대 부근에 머물렀다. 그해 너무 추웠고, 그래서 밖에 자주 나가지 못했다는 게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이겠다.(웃음) 책을 쓰는 일은 일생에서 언젠가 할 수 있기 되길 바랬던 것이지만,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을까. 말하려는 각각의 경험 자체가 너무나 강렬하고 사적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수집하는 일 자체가 비교적 수월하기도 하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의식으로서, 스스로 치유받는 면이 크기도 하고.

 

 

커리어 자체를 통해 차별 혹은 소외라는 문제를 다뤄왔다. 

음악에 있어 언제나 최대한 솔직하게 다가가려 한다. 차별받고 소외된 이들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호소하기 보다는, 내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접근과 표현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려 한다. 비즈니스의 측면에서도 분명 중요한 문제라 보는데, 어떤 이들과 팀을 이뤄 일하고 투어를 진행하는지, 어떤 아티스트를 지지하는지 등에 언제나 간과하지 않고 반영하는 영역이다. 아티스트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해 어떤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비춰내는지의 문제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아티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거절로 인해 낙담하거나 단념하지 말 것. 뮤지션으로서, 나의 프로젝트에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상황을 1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경험했다. 인내심은 필수다. 나 또한 거의 포기 상태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뭔가 이뤄지기 시작했으니까. 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간주하지 않길 바란다. 언제나 솔직하게, 자신만의 독특함을 이어나가고 발전시키며, 계속해서 공유할 것. 나를 믿는 사람이 오직 자기 자신 뿐일 때도 꿋꿋이, 멈추지 말 것.

 

조만간 서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물론. 앨범 발표가 예정돼 있고, 이와 함께 서울에서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우리를 향한 지지에 언제나 감사드린다. 곧 다시 만나자. @jbrekkie

 

 


에디터 원아림 ahrim@thebling.co.kr

포토그래퍼 이정규 @tvmc_zoomaster

스타일리스트 최다희 @c9d1h4

헤어ㆍ메이크업 서채원 @chaewon.make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