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리스 보이스

시가렛 애프터 섹스, 라이, 파푸즈.

괜스레 어둠이 낮게 깔리면 아른거리는 음색들이 있다. 잔잔하고 또 고요하다. 고요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지금 소개할 아티스트들이 그러하다. 시가렛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 라이(Rhye) 그리고 파푸즈(Papooz)까지. 라이브 영상을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그들의 중성적인 음색을 음미해보자.

Cigarettes After Sex - K. (Live)

‘시애섹’, ‘섹후땡’. 이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시가렛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의 애칭이다. 2017년 그들이 발표한 첫 정규앨범은 드림 팝 사운드와 절절한 가사 그리고 몽환적인 음색의 완벽한 삼합으로 국내외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특히 보컬 그렉 곤잘레즈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화두였는데 그는 블링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내 목소리가 중성적인 것은 여성 보컬이 가진 목소리의 아름다움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가렛 애프터 섹스는 국내 팬들의 부름에 응답해 2018년 두 차례 내한한 바 있다. 다가오는 7월, 2019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을 통해 또 한 번 한국을 찾는다고 하니 이번만큼은 귀르가즘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Rhye - Song For You (Live)

라이(Rhye)는 캐나다 출신의 보컬 마이크 밀로쉬와 덴마크 출신의 프로듀서 로빈 한니발의 공동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비즈니스적인 문제로 프로듀서 로빈 한니발이 잠정적으로 떠났고, 보컬 마이크 밀로쉬가 곧 라이(Rhye)라고 한다. 앞서 소개한 시가렛 애프터 섹스와 라이는 꽤 닮은 구석이 많다. 중성적인 보컬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내밀한 가사, 음반 제작과 아트웍 등 모든 작업을 프론트맨이 전적으로 주도한다는 것들이 말이다. 라이의 첫 정규앨범 <Woman>은 마이크 밀로쉬와 그의 전 아내와의 이야기가, 두 번째 정규앨범 <Blood>에는 아내와의 이혼 후 만난 연인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가사와 섬세하고 신비한 음색 그리고 다채로운 세션이 더해져 뿜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까지. 빈틈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출구 없는 매력의 소유자, 라이의 음악을 꼭 들어보길 바란다.

Papooz - Ann Wants to Dance (Live)

앞서 소개한 두 아티스트가 다소 정적이고 잔잔했다면 지금 소개할 파푸즈(Papooz)는 트로피컬하고 상큼미(?) 터지는 프렌치 팝 듀오이다. 파푸즈의 음악은 일렉트로닉적 밴드 사운드에 레트로 신스가 가미되어 메가 트렌드의 주역, 뉴트로를 전적으로 대변한다. 귀를 의심케 하는 아르망 페니코의 중성적인 음색과 율리스 코탱의 허스키한 음색이 어우러져 둘의 케미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특히, 파푸즈의 음악들은 뮤직비디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 유튜브로 감상하길 강력히 추천하는 바. 왜인지 모르게 이들의 라이브를 보고 있으면 배시시 웃음이 난다. 이들의 노래에는 그런 힘이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파푸즈의 내한 소식이 들려오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에디터 김보라(@v_vw_w) bovigation@mediabling.co.kr

Cooperation KEXP, COLORS, Radio No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