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_식탁 – 경춘자의 라면 땡기는 날

맵지만, 자꾸 생각난다.

전날 과음을 했다. 아픈 속을 달래며, 출근을 서두르는 건 언제나 고역이다. 이쯤이면 ‘적당히’란 기준도 지킬 법한데, 어디 사람일이 마음처럼 되나. 사람을 좋아하는 거지 술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개인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품 중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라면’이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허기를 채워줄 수 있으며, 면이 사라져도 국물이라는 존재가 밥을 만나 새로움을 더하기도 한다. 도구는 다양하게 변화했지만, 라면의 가치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새로운 라면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우리에게 푸짐한 한 끼를 선사하니 언젠가 노벨평화상(?)을 수여해야 하지 않을까 .

 

점심시간을 이용해, 속도 풀 겸 매콤한 짬뽕라면을 먹으러 화동으로 향했다. 북촌 뒷길을 따라 올라가면 옛 한옥집이 나오는데, ‘경춘자의 라면 땡기는 날’은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하여 운영 중인 곳이다. 좁다란 방에 옹기종기 모여 먹는 맛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여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 집의 주메뉴는 바로 ‘짬뽕라면’.  대부분 ‘덜 매운 맛'(덜 매운 맛도 맵다)으로 먹지만, 이날은 술로 지친 몸과 마음의 해장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호기롭게 매운맛으로 주문했다. (매운맛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오는 라면과 코끝으로 전해오는 매운 향기 때문에 이미 침샘은 폭발한 상태. 국물 한 숟갈 뜨니 정신이 번쩍 드는 맛이다. 칼칼함을 넘어선 매운맛으로 입안은 얼얼한 상태지만, 묘하게 중독되어 자꾸만 젓가락이 간다. 뚝배기에 담긴 면은 꽤 꼬들꼬들한 상태로 나와 식사를 마치는 시점까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달콤한 밀크 아이스크림으로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하면 완벽하다. 주위에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이 보인다면, 넌지시 추천해보자. 새로운 해장 친구가 생길수 도 있다.

 

  • 경춘자의 라면 땡기는 날

  •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2

  • 02-733-3330

  • 평일 09:30 – 19:30

  • 토요일 09:30 – 19:30, 일요일 09:30 – 17:00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 휴무)


에디터 김환기(@velvet_keyboardevoke@mediabling.co.kr

1 Comment

  • 카지노쿠폰
    2019-08-08

    … [Trackback]

    […] Read More to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638 […]

Sorry, the comment form is closed at thi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