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_식탁 – 중국

내공있는 솜씨로 입맛을 사로잡다.

눈이 자연스레 떠진 주말,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었다. 아이폰 메모장 폴더 ‘취재리스트’에 넣어 놓고 눈에 밟히던 곳인데, 가는 걸음에 불안함과 초조함이 동시에 들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오전 11시에 오픈하여 14시까지 운영하고 12시 남짓이면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기 때문. 경복궁역 출구로 나오자마자 냅다 뛰었다. 청운동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릴 시간이 없었기에. 

 

‘명랑한 식탁’ 첫 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내공 있는 솜씨로 청운동, 효자동의 미식가에게 인정받은 중국집 ‘중국’이다. 독특한 외관으로 마치 한옥이 즐비한 곳에 작은 외딴섬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아주 아담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간격은 한 사람이 비집고 들어갈 만큼 비좁지만 옹기종기 앉아 면발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맛도 꽤 재밌다. 등받이 없는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은터라, 허리를 곧추세워 먹는 맛도 꽤 독특했다. 

 

에디터 K가 주문한 음식은 짬뽕과 탕수육.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의 짬뽕을 먹는 취미가 있어 특히나 짬뽕이 기대됐다. 작고 쫄깃한 꿀빵이 디저트로 먼저 나오고, 이윽고 짬뽕이 나왔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국물 끝에 오는 감칠맛이 일품인 짬뽕이다. 고기의 묵직한 육수의 맛보단 채수를 기본으로 하는 듯 깔끔했다. 일반적으로 나오는 짬뽕의 면보다 얇아 후루룩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야채와 해산물은 얇게 채를 썬 듯한 크기로 면과 함께 말아 먹는 걸 추천한다. 

 

탕수육은 소스에 부어서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부어서 나오는 탕수육은 ‘시간이 지나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주방장의 ‘반죽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탕수육의 고기는 입안에 쏙 들어갈만큼의 작은 사이즈로,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가 먹었던 ‘옛 탕수육’ 맛이 났다. 다만 소스 재료에 들어간 후르츠 칵테일 때문에 그런지 새콤한 맛이 조금 더 강했다. 

 

음식을 통해 변치 않은 기억을 꺼내는 일, 새로운 인연과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일, 차곡차곡 쌓이는 추억과 기억에 음식의 맛도 그렇게 단단해져간다는 것.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맛있는 음식의 힘을 빌어, 오늘 아버지가 생각났다고 전화를 드려봐야겠다. 

 

  • 중국

  • 02-737-8055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3길 2

  • 평일 11:00 – 14:00 (재료 소진 시 마감), 일요일 휴무


에디터 김환기(@velvet_keyboardevoke@mediabling.co.kr

5 Comments

  • … [Trackback]

    […] Read More on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383 […]

  • istanbul escort
    2019-06-12

    … [Trackback]

    […] Information on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383 […]

  • informative post
    2019-07-04

    … [Trackback]

    […] Find More on to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383 […]

  • … [Trackback]

    […] Information on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383 […]

  • … [Trackback]

    […] Find More Info here on that Topic: thebling.co.kr/archives/thebling/32383 […]

Sorry, the comment form is closed at thi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