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보이콧 속에서 보석을 보다?

#FuckGucci, #LoveCoach?

‘위기를 기회로’. 눈앞으로 다가온 위기 속에서도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며 이익 창출을 꾀하는 이들이 있다. 미국 힙합과 엔터테인먼트계의 럭셔리 브랜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뉴욕 모던 럭셔리’를 지향하는 브랜드 코치(Coach)의 새 캠페인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이 아닐까 싶다.

‘블랙페이스’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을 출시하여 논란의 중심이 된 구찌와 프라다를 비롯, 여러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현재 자체검열을 요구받는 중이다. 검열에 있어 가장 강력한 동기는 물론, 손익에 관한 문제다. 미국 내 흑인 소비자의 럭셔리 제품 구매액은 연간 1.5조 달러에 달하는데, 의류 브랜드들의 인종차별 논란이 거듭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는 업계 전체를 향한 비난이 우려되는 시점이 다가온 것. 최근 인터넷상에서 ‘#FuckGucci,’ ‘#FuckPrada’, ‘#FuckGucciandPrada’ 등 특정 브랜드를 꼬집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무심한 대응을 겨냥한 디스 트랙이 발표되며, 불매운동은 조금씩 대중의 관심과 업계의 경각심을 일으키는 듯보인다.

구찌가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질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그러한 ‘사과는 받지 않겠다’는 논조가 거세진 시점에서, 코치는 어쩌면 방어적이기보다는 조금은 적극적인 태세를 취하려는 듯하다. 인종차별 문제를 겨냥한 <블랙클랜스맨(BlacKkKlansman)>으로 지난 2월 말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럭셔리 브랜드를 향한 보이콧의 목소리를 내온 감독 스파이크 리를 필두로 새 시즌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

[su_youtube url=”https://www.youtube.com/watch?v=FhIzgb0TED8″ width=”1400″ height=”1300″] 리믹스[/su_youtube]

사막을 배경으로한 이번 영상은 코치의 새로운  앰배서더로 발탁된 <블랙팬서> 스타, 배우 마이클 B. 조던이 오토바이를 타고 한 지점에 다다라 돌을 줍는 장면을 클로즈업한다. 각각의 돌엔 ‘미움,’ ‘악함,’ ‘편견,’ ‘거짓’ 등 부정적인 단어가 적혀있는데, 조던은 마침내 그 모두를 던져버리고, 대신 ‘용기,’ ‘진실,’ ‘사랑,’ ‘꿈’이라 적힌 돌을 땅 위에 올려놓는다. 영상의 스크립트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두 자녀, 사첼과 잭슨이 완성했다고 알려졌다. 1994년생인 사첼 리는 NYU 티쉬 스쿨 졸업 후, 퀴어 패션 매거진 ‘DRØME’을 발행하고 있다.

[su_youtube url=”https://www.youtube.com/watch?v=dnxG_VQCFGk&feature=youtu.be” width=”1400″ height=”1300″] 리믹스[/su_youtube]

구찌와 프라다. 버버리, 몽클레어와 H&M, 돌체앤가바나 등, 특정 브랜드에서 비롯된 인종차별 논란이 흑인 디자이너 고용 기피와 런웨이의 흑인 모델 결여 및 문화 전유(‘구찌-대퍼 댄’ 컬래버레이션으로 마무리됐던 표절 논란을 기억하는지) 이슈와 맞물려 하이엔드 패션계로 번져가는 현재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보이콧의 대표적인 주체를 캠페인의 전방에 배치한 코치의 최근 움직임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오래된 처세술을 떠올리게 한다. 100만 원을 호가했던 문제의 구찌 스웨터, 그리고 50센트가 불태웠던 티셔츠 대신, 하이엔드 제품군의 소비자는 이제 250만 원의 가격표가 붙은 재킷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통한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소위 ‘디지털 아이큐’로 통하는 디지털 역량 부문에서 7년 만에 40계단 넘게 뛰어올라 구찌와 버버리 뒤를 잇는 업계 3위 자리를 자랑하기도 했던 코치. ‘#WordsMatter’라는 캠페인 영상 제목을 해시태그와 인플루언서 캠페인으로 진행하며 언어의 영향력에 관해 설파하는 똑똑한 그들에게 돌 던질 이 누구랴. 코치는 어쩌면 현재의 보이콧 물결 속, 유일한 보석이 되기를 꾀하는 게 아닐까.


에디터 원아림 ahrim@thebl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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