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의 패션 브랜드가 문을 닫다.

보이콧, 워싱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패션 브랜드가 문을 닫게 됐습니다. 의류뿐 아니라 핸드백과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라인을 선보여온 브랜드를 중단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그녀의 정치 활동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이어온 정치 활동에 지속해서 전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죠.

매출은 어땠냐고요? 상상할 수 있듯,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매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활동과 심하게 맞닿아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공식적인 자리를 이용해 브랜드를 홍보한다는 비난을 받았었는데요,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에 화답하듯 인스타그램을 통해 ‘착샷’과 해시태그를 공유하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이방카가 공화당 전당대회 등의 행사에 입고 참석한 드레스(약 15만 원)는 바로 다음 날 ‘솔드 아웃’ 되기도 했었죠.

이런 ‘염치 불문’ 홍보 행태의 결과는 숫자로 나타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문건에 의하면, 이방카의 브랜드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유세 기간 중 61%의 성장세를 보였죠. 작년 1월을 기준으로 미화 4,730만 달러(한화 약 53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고요. 하지만, 이러한 ‘대박’과 함께 찾아온 것이 대규모 ‘보이콧’입니다. 미국의 마케터이자 활동가인 섀넌 쿨터(Shannon Coulter)가 시작한 ‘그랩 유어 월렛(#GrabYourWallet)’ 해시태그 캠페인은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를 취급하는 모든 업체를 불매하도록 권장했는데요. 트럼프의 계속된 망언, 특히 녹음분이 유출되어 크나큰 비난을 받았던, ‘잘 나간다면 여자들에게 뭔 짓을 해도 된다. 성기를 움켜쥐는 것까지도(Grab them by the p***y)’라는 발언이 큰 발단이 됐죠(‘지갑을 움켜쥐라’는 해시태그 내용은 그 발언을 비웃는 것, 맞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우대 정책을 펴오고 있는 데 반해, 이방카 트럼프의 제품들은 통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채로 무척이나 비밀스럽게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밝혀져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계속된 보이콧은 ‘아마존’, ‘홀푸드’, ‘월마트’ 등의 거대 업체도 굴복시켰는데요. 이에 관해 트럼프는 공식 대변인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물론 그가 사랑하는 트위터를 통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방카 트럼프에게 패션 사업은 이제 끝인 걸까요? 그건 두고 봐야 할 겁니다. 전념하겠다고 밝힌 그녀의 정치 활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흥망성쇠에 따라 어떻게 좌우되는지에 따라서요. 어찌 됐든, 이방카에겐 선택의 여지가 있죠. 큰 보이콧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치든, 사업이든, 그 외의 것이든 언제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이방카가 혈연에 유착한 정치 활동에 ‘매진’하는 동안에도, 격리됐던 이민자 아동 다수가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선택이란 아직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의 슬로건은 언제, 누구에 의해 근접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