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K의 산책 – 루프트 커피

일상에 작은 쉼표가 필요할 때

가벼운 옷차림이 어색하지 않은 날이다. 유난히도 여름을 좋아하는 터라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피부는 신경을 안 쓴 지 꽤 오래 돼버렸다. 지금부터라도 선크림을 꼼꼼히 발라, 여름을 좀 더 똑똑하게 즐길까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은 왠지 실내에 있는 것이 죄스럽기만(?) 하다. 노트북과 휴대폰 하나면 어디에서든 업무가 가능한 세상이니까. 가끔씩 놀멍쉬멍 하는 것도 때론 필요하지 않은가. 자연스럽게 자신과의 타협(?)을 하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번잡한 도심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를 가깝게 만날 수 있어서 종종 찾는 편이다. 물론 평일에만.

 

종각과 광화문 사이, 높다란 빌딩을 거쳐 골목을 들어서면 의외의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 창가로 내리쬐는 반가운 햇살을 맞이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것들을 배제한 공간 덕에 지쳤던 눈에 ‘작은 쉼표’를 줄 수도 있다. 널따란 테이블에 홀로 앉아 이곳 저곳을 관찰하며, 여유로운 사치를 부릴 수도 있다.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 그 안에서의 느껴지는 공기. 왜 이곳을 ‘LUFT COFFEE'(루프트 커피)라고 지었는지 조심스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루프트 커피에서는 하와이에서 재배한 커피콩을 이곳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공간 내 포컬 포인트에 ‘HAWAII TO SEOUL'(하와이 투 서울)이라는 슬로건이 이를 대변해준다. 샐 수 없는 시간과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의 노고가 커피 한 잔에 녹아있는 샘이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하며 커피를 음미하는 것도 꽤 쏠쏠한 즐거움이다.

 

로스터리 카페를 자주 찾게 되는 이유는, 그 카페만의 개성이 잘 묻어나기 때문이다. 수백가지의 원두를 연구하고 조합하여, 그중 특유의 맛을 뽑아내기에 블렌딩이 잘 된 커피 맛을 보게 되면 뇌리에 남게 되어 자주 생각난다. 그 곳에 가야지만 맛볼 수 있는 특이성도 한 몫 하게 된다.

 

 LUFT COFFEE(루프트 커피)의 블렌딩 중 ‘서울’이라는 이름이 왠지 궁금하여, 주문하였다. 커피 한 모금을 혀 끝으로 천천히 넘기며, 맛을 음미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원두의 향과 산미 이후 묵직한 바디와 단맛의 여운이 매력적이었다. 내가 사는 서울의 공간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복잡하고 번잡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색이 있고, 늘 변화를 꾀하는 곳, 서울.

 

시간에 쫓기듯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느덧 여름이 훌쩍 다가와 버렸다. 번잡한 도시를 잠시 피하고 싶다면, 도심 안에도 ‘쉼표’를 즐기기 좋은 곳이 꽤 많다. 가끔 달리기를 멈추고 싶을 때, 일상의 게으름이 필요할 때, 찾아 가볼 것을 추천한다. 마음에게 주는 작은 선물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일상의 작은 쉼표, 루프트 커피

에디터 김환기(@velvet_keyboardevoke@mediabling.co.kr
Cooperation 루프트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