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_식탁 – 송백 부대찌개

시원하고 깔끔한 맛

오랫동안 사랑받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적어도 ‘한결 같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아직 겨울이 다 걷히지 않는 계절 4월. 국물이 자주 떠오르는 건 몸은 아직 ‘겨울 시간’에 멈춰있는 듯하다. 꽃피고 햇살 따뜻한 봄을 기다리지만, 김 모락모락 나는 국물은 겨울에 더욱 잘 어울리니 겨울의 끝자락이 때론 아쉽다.

 

회사가 이태원에 있다 보니 10분 남짓한 거리에 소문난 부대찌개 맛집이 있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다소 느끼한 것이 먹고 나면 더부룩해 발길을 끊은 지도 꽤 되었다. 그렇다고 동두천, 의정부를 갈 수 없는 노릇이고, 40여년간 광화문 직장인들의 점심을 책임지는 부대찌개 집에 가기로 했다.

 

광화문 지역적 특성상 외부의 식당보다 건물 지하에 있는 식당들이 꽤 많다. 상가형 사무실이다 보니, 여러 목적으로 자연스레 생겨난 듯하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건물이 헷갈려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맛이 일품인 ‘송백 부대찌개’. 점심시간 이전에 왔지만 이미 홀은 꽉 찬 상태이다. 일사불란하게 서빙을 보는 아주머니들의 내공이 느껴지는 곳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하고 5분 뒤에 바로 부대찌개가 나오는 곳. 점심시간이 ‘금’같은 시간인 직장인들에겐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니 참으로 고마울 수밖에. 8~9년 같은 금액이었는데, 천 원가량이 오른 듯하다. 그래도 서울 시내에서 부대찌개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도 드물기도 하고, 밥과 라면이 무한리필이라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심지어 1인분도 가능하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인 송백부대찌개는 느끼한 국물 맛을 좋아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제격이다. 그렇다고 튤립 햄과 콘킹 소시지를 베어 물면 이건 분명히 부대찌개인데, 느끼함과 시원함을 골고루 맛볼 수 있어 참으로 매력이 있다. 이 집은 일반 라면사리가 아닌 쇠고기면을 주는데, 이점이 킬링 포인트이다. 일반 라면사리는 면이 쉽게 불어 식감이 별로이지만, 쇠고기면은 마지막까지 꼬들꼬들하게 먹을 수 있다. 이런 부분도 놓치지 않은 세심함이 참으로 좋다. 육수가 자작해질때쯤 밥을 말아 콩나물과 후루룩 넘기면 진한 국물 맛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옹기종기 모인 직장인들 사이로 외국인들이 종종 보인다. 이미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으로 알려진 곳일터. 왠지 내가 흐뭇해진다.

 

음식은 낯 선 세상을 자연스레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그들의 공간에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쌓아올린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대접하는 따뜻한 밥 한끼에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명랑한 식탁,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송백부대찌개

  • 02-738-1386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37(도렴동 60 B1F, 도렴 빌딩 지하 1층)

  • 매일 11:00~21:30, 일요일 휴무, 명절 휴무

에디터 김환기(@velvet_keyboardevoke@mediabl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