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라를 위하며 part1

안녕하세요. 키라라입니다.

앨범 이름이 <Sarah>에요. 사람 이름인가요?
화자로서 ‘사라’를 설정한 것은 맞아요. 저이기도 하고,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다른 누군가이기도 하고요. ‘살아’죠, 결국. 살으라고. 앨범 ‘사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번 앨범을 만들 때 담은 이야기가 있다고요.
하도 많이 언급해서 이제 좀 창피한데, 죽은 친구를 생각하다가 만든 앨범이 맞습니다. 만들 때는 절망하면서 만들었는데, 절망하는 걸로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이렇게 슬프니까, 잘 살자’고. 상투적으로 느껴지더라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앨범은 만족스러운가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키라라 공연에서 에너지를 얻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네. ‘키라라의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퀴어예요. 저도 퀴어고요. 제 음악도 이들이 더 공감할 수있는것같고요.

키라라의 음악보다 성 정체성이 더 크게 비춰질까봐 염려되진 않나요?
아직 그렇진 않아요. 그리고 정체성을 더 드러내야 한다는 입장이기도 하고요. EBS 스페이스 공감 이후에 느낀 건데, 제가 계속 활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트랜스 혐오’와 분명히 대면하겠죠.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어요.

‘때려부수는 힘, 분노하는 힘’. 키라라의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음악의 형태가 전자음악일 뿐, 저는 스스로를 로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홍대 록밴드 사이에서 공연하는 게 더 편하고요. 싸우고, 때려 부수는 건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영향이 굉장히 크죠. 스무 살 때부터 좋아했어요. 저항정신, 싸우고 싶고, 바꾸고 싶고, 시위하고…. 제가 하는 음악이 그런거라고생각해요.

키라라의 이번 앨범은 소셜 펀딩으로 투자를 받았죠. 그 중 고액 투자자들 3명과 재밌게 놀 예정이라고요.
걱정을 많이 했어요. 3명 중 한 명은 저의 ‘그냥’ 친구고요. 또 하나는 오피셜 1호 팬이에요. 친구가 됐죠.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곧 전화를 해야겠죠? ‘안녕하세요, 키라랍니다. 뭐 하실래요?’. 범법행위와 옷을 벗고 하는 행위만 아니면 다 하려고요.

레슨도 하고 있어요.
적성에 꽤 잘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뭐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공연처럼. 보람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5년 동안 한 커리큘럼으로 가르치고 있는데요. 커리큘럼이 끝나면 무조건 하산 시킵니다. 저는 항상 입문자만 가르치거든요. 전자음악계의 백종원이랄까요? 음악으로 한탕 해보려는 사람보다 재밌게 즐기려는 사람을 더 많이만나요.누구나 할 수 있어요,재미있게. 저는 사용법을 알려주고, ‘하고 싶은 것 하세요’라고 하는 선생님이에요.

키라라의 상징인 ‘스노우 플레이크’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려줄래요?
고등학생 때도 음악을 만들어서 데모CD를 구워 친구들에게 나눠주었어요. 제 음악이 프로덕트가 된 그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바코드가 박힌 CD를 고집합니다. 그때 심플한 걸 좋아했나봐요. 몬도 그로소의 <Next Wave> 앨범 커버가 흰 배경에 글자만 담백하게 새겨져 있는데 그게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나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 했어요. 흰 배경에 깔끔하게 오브제 하나만 딱. 네모 세 개를 겹치니 이런 모양이 나오더라고요. 그렇지만 의미를 물어보시기에, 다른 분들이 붙여준 뜻 의미들 중 하나를 말씀드릴게요. 키라라의 음악에 절박함이라는 감정이 있다면, 추운 계절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못하는 감정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눈’이죠.

음악 말고 관심 있는 게 있다면?
요즘 놀이동산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격한 롤러코스터가, 에버랜드의 티-익스프레스를 꺾고 올해 2018년 4월에 새로 개장한 경주월드의 ‘드라켄’이라고 합니다.오직 그걸 타러 갈 생각뿐 입니다. 게임도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하고 있습니다. 7월에 에버랜드에도 갔는데요. 한창 앨범 만들 때라 스트레스를 좀 받을 때 였는데, 놀이기구에 제 몸을 싣고 날아다니는 순간 감동받아 울 뻔했어요. 테마파크가 비현실성을 갖고 있잖아요. 숨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인거죠. 이것 말고 관심 있는거라면 ‘인권’이에요.

키라라가 꿈꾸는 가장 밝은 미래는?
제가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는 것 같아요.누가 가르쳐준 적 없거든요. 트랜스젠더가 커서, 어떻게 되는지 보여준 인물이 너무 없거든요. 가족과는 어떻게 풀 건지, 대중에게는 어떻게 인식이 될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지금처럼 닥치는 대로 살려고 합니다. 성의 없는 대답으로 보이겠지만, 행복하고 싶어요. 외롭거든요. 저 같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건 둘째치고, 저도 그들에게 힘을 좀 받고 싶어요. 그런 미래면 재밌겠네요. 혼자가 아닌 미래.

@stqpkiraradongjae


에디터 박슬기(@gemmanotsaint) / gemma@mediabling.co.kr
포토그래퍼 오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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